[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최근 많은 산업군에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이라는 무기를 장착하면 소비자 편의는 커지고 기업의 업무 효율은 높아진다. 기업 입장에선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환(DX) 서비스 도입이 필수가 됐다.
디지털 전환이 안 됐거나 매우 늦은 산업군도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해주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전환을 돕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약 10%는 전기차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컴퓨터로 불린다. 자동차 산업 전체가 디지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유통시장만은 메이커·딜러·전시장으로 이어지는 전통 산업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에피카'는 이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유통 과정 첫 단계인 시승과 마지막 단계인 AS(사후서비스) 작업에 AI 기반의 디지털 솔루션을 입혀 업무 효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7월부터 BMW코리아의 차량 시승 서비스 관리 시스템인 'BTS'(BMW Test-Drive Solution)를 통해 시승 과정을 전면 디지털화했다.
또 BMW코리아 서비스센터에는 지능형 통합 관리 서비스 소프트웨어(IWS)를 제공해 입차부터 출차까지 디지털로 관리하며 차량 정비에 드는 시간을 단축했다. 최근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한 에피카는 미국과 유럽·동남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전국 식당 수는 약 80만곳이다. 이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도소매 유통기업도 3만3000곳이 넘는다. 연간 55조원 규모의 엄청난 양의 식자재가 오고 가는데 대부분 거래가 수기로 이뤄지고 있다. 외상 거래도 많고 돈을 떼이는 일도 종종 생긴다. 식당 입장에선 늘 이용하는 유통기업만 상대하다 보니 더 좋거나 싼 제품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푸드테크 기업 '마켓보로'는 식자재 거래의 전 과정에 디지털을 도입했다. 유통업체를 위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 '마켓봄'과 식당 주인들을 위한 오픈마켓 '식봄'이 마켓보로의 서비스다. 식자재 유통업계에 파편화된 ▲상품 정보 ▲공급자 정보 ▲구매자 지역과 업종에 따른 복잡한 거래 조건 ▲대금 지불 데이터 등을 분석해 외식업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거래 최적화를 지원하고 있다.
의류 시장은 겉보기에 디지털 전환이 잘 돼 있는 분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유통을 제외한 나머지, 즉 기획에서부터 생산·물류와 도매 유통까지 모든 과정은 전통적 방식에 머물러 있다.
'시제'는 이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솔루션을 갖고 있다. AI 솔루션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의류를 주문하는 원청(바이어)부터 개발·판매하는 중개업자(벤더)까지 전체 공정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모노리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봉틀 옆의 단말기로 바느질 작업의 진동을 파악해 작업 완료 시간을 예측하고 생산 현황은 원청 기업과 고객사 모두에게 모바일 대시보드 형태로 실시간 제공된다. 이런 시스템은 공급망의 다양한 포지션에게 업무 효율을 크게 높여준다.